버려진 실장석과 까마귀

나는 살아있는 생물들을 좋아하는 아웃도어파 이다.
쉬는날 인근 산의 자연공원에 가 보았는데
입구의 주차장 겸 광장에 3마리의 실장석이 있었다.
실물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주 왔을때엔 없었으니, 아마도 버려진 것이리라.
이 자연공원엔 더이상 키울수 없게 된 고양이나 실장석들이 자주 버려지는 것이다.



내가 사는 곳은 대도시에 인접한 베드 타운(Bed town)
수도권에서 실장석이 대량 증식이 주민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게 지난 달.
드디어 여기까지 온 걸까.

두건과 옷에 뭔가 검은것이 있다
단순한 얼룩이 아니고 무슨 문자 같지만 거리가 멀어 잘 모르겠다
나는 실장석에게 발견되지 않게 저 멀리 빙 돌아 이동하고 놈들을 내려다 관찰할수 있는
커다란 바위의 그늘에서 관찰하기로 했다.
실장석과의 거리는 약 8m

세마리 모두 자들을 데리고 있고, 산책온 사람들에게 아첨을 하며 먹이를 구하고 있었다.
친실장들은 신장 40cm의 일반적인 크기. 자실장은 15cm 정도인가.

몇몇은 이 악명높은 생물의 본성을 알고 있는지 무시하거나 쫒아내고 있었지만
작은 어린이나 노인들은 사탕따위를 주고 있다.

친절한 인간이 떠난 후 데프프프, 하고 웃는 실장석 두마리.
한마리는 안심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자실장도 테츄테츄 하며 거슬리는 소리를 높이며 기뻐하고 있었다.

(잘된 데스 닌겐은 어리석은 데스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생면부지의 곳에 떨어져서 불안했지만 음식을 받을수 있어 다행인 데스)

(좋은 테치~ 좋은 테치!)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동물에게도 인간에게도 솔직히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
나는 탄식했으나 문득 시야에 들어온 존재를 보고 실장석들의 앞으로의 운명에 대해 생각했다

그것은 벚꽃나무 위에 올라있는 큰부리까마귀였다
자꾸 부리를 가지에 콕콕 문지르고 있다. 이것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말이다.
필시 땅에 있는 시끄러운 생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것 같다.

이 공원 최강의 생물은 까마귀이다.

비행능력, 지능, 숫자, 결속력
개체별로 따진다고 해도 여기에 사는 다른 생물들, 길고양이나 뱀 너구리 족제비등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전투능력과 재주도 빼어난 것이다. 부리의 일격은 망치에 비견할 만하고 발톱은 칼이며 핀셋이기도 하다.
석고 보드에 큰 구멍을 내서 내부의 보온재를 가져가거나 닭뼈를 부수어 골수를 먹는 일이 흔한 생물인 것이다.

실장석들은 그런 까마귀들을 주의하지 않고 입수한 과자를 나무아래 펼치고는
데스! 데스! 테치테치 하며 환락을 맛보고 있었다.
크기에 비해 목소리가 어마하게 큰 생물이다.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노래를 부르는 것과 그것에 맞추어 춤을 추는 것.
그 불쾌한 광경에 방금 먹이를 준 사람들마저 눈쌀을 찌뿌린다.

까악 까악! 날카로운 외침과 함께 검은 바람이 실장석들을 덮쳤다
실장석의 손에 든 과자를 순식간에 빼앗아 나무위로 올라간다

뎃? 데에? 데게게? 하며 고개를 가웃거리는 실장석들
몇초후 실장석들은 먹이가 없어진 것을 눈치챘지만
대체 왜 없어진 것지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중 2마리는 성질을 부리며 땅에서 바둥거리며 날뛰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고 자실장들 몇마리는 테프프 하고 웃지만 한 친실장으로부터 과자를 빼았긴다

[뎃덴! 덴데스데스] (마마를 비웃는건 나쁜 자인 데스! 벌로 마마가 가져가는 데스)

[텟텟 텟테츄우?] (너무하는 테치! 돌려주는 테츄!)

자실장들은 친실장과의 체격차이는 크고 쉽게 쫒겨나 버린다.
바닥에 내던져저 아쉬움에 눈물 콧물을 흘리며 배설물을 누설하며 바둥거리며 날뛰기 시작했다

[테에엥! 테에에에엥!]
(와타치의 과자 내놓는 테치! 그러고도 마마테치?)
[뎃데덴 데데스스~]
(과자 맛있는 데스♪ 자는 부모를 위해 존재하는 데스♪ 더 시끄럽게 하면 오마에도 버릴것인 데스♪)

까악까악!. 데갸악!

다시한번 까마귀들의 습격

또다시 먹이가 사라지고 난리는 피우는 실장석들
다들 알겠지만, 실장석의 몸의 구조상 위쪽은 사각 지대기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두리번 거릴 뿐이다.
이놈들은 짧은 목과 그위에 올려진 커다란 머리통 덕에 목이 상하로 움직이는 범위가 매우 작다.
억지로 위를 보려고 하면 큰 머리통 때문에 중심을 잃고 뒤로 젖혀지며 뒤통수를 땅바닥에 처박게 될 뿐이다.

과자가 없어지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울기 시작한다.
아까처럼 다시 바닥에서 누워 팔다리를 바둥거리며 발광을 시작한다.
데에쯔! 데에쯔! 하고 소리를 지르며 목각인형처럼 좌우를 둘러 본다.
정말 가양각색의 보기 흉한 광경이 거기 있었다.

친실장의 무기력한 모습을 비웃는 자실장들.
그러자 한 친실장이 이성을 잃고 달려와 한마리의 자실장을 후려친다.
퍽! 하고 처박히는 자실장

[데에에엣스! 데뎃! 뎃! 데에에!]
(오마에가 사탕을 훔친 데스! 용서하지 않는 데스! 죽여주는 데스!)

[텟테에! 테이에 테에에에엥!]
(아닌 테치! 오해 테치! 용서해주는 테치!)

그 광경을 보고있던 다른 관광객들도 고개를 돌리고 빠른 걸음으로 다들 떠나 버린다.

까악! 까악! 까악!
한마리의 까마귀가 조롱의 목소리를 울린다. 음. 아는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까마귀는 돌고래와 원숭이와 함께, 다른 생물들을 조롱하며 노는것을 즐기는 동물중 하나이다.
드디어 까마귀에게 먹이를 뺏긴 것을 깨달은 실장석들은 나무로 달려와 데스데스 떠들기 시작한다

(거기 까만 놈! 과자를 내놓는 데스!)

나무 밑둥을 필사적으로 통통 두드리며 발로 지면을 쿵쿵댄다
드디어 딱따구리처럼 머리를 나무에 들이받는 녀석들도 나온다

필사의 형상으로 눈물과 상처입은 몸 곳곳에서 피를 흘리는 실장석들을 보고
까마귀들은 깍깍깍깍 하며 웃는다

생물 종이 달라도 지금 바보취급 당하고 있는 것을 눈치 챘을 것이다.
실장석은 칭찬이나 바보취급받는 행위어 아주 민감한 생물이니까

[데스우!! 데스우우우! 데스우우우!]
(죽여버리는 데스! 내놓는 데스우우우!)

포효를 한다.
실장석 따위가 무서운 분위기를 조장하려는 것. 전혀 두렵지 않다
오히려 해학적이다. 나도 웃음이 나왔다

-------!----------

문득 낌새를 알아차렸다
후방 3m 한층 커다란 나뭇가지에 그것이 있었다
거대하고 섬뜩한 부리를 가진 몸집이 큰 까마귀.
이 산의 보스이다.

산에 올 때마다 나는 까마귀들을 관찰하곤 했지만, 보스의 영리함은 감탄할 정도였다.
아주 신중하고 때로는 대담한 것이 다른 까마귀들과 풍겨나오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얼굴도 마치 고대의 맹금류처럼 삼엄하다.

덧붙여, 이 공원에서 까마귀와 인간과의 관계는 딱히 문제 없다고 할 수준이다
가끔 여성 관광객들으게 까마귀가 접근해서 위협이나 공격을 하거나 산책중인 애완견의 머리를 쪼는 경우는 있지만
인간 측도 공기총으로 쏘고, 포획트랩을 장치하거나 하기 때문에 쌤쌤이라고 할수 있겠다

이 보스는 위엄이 넘쳐 먹이가 있어도 바닥에 내려가는 둥의 행위를 하지 않는다.
대개는 자신의 영토인 깊숙한 숲에 숨어 가끔 나는 모습과 나무에 올라앉아 있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나는 이전에 자립에 실패한 보스의 새끼를 보살펴 방생한 적이 있고
그 인연으로 근거리에서 보는 것이 허용되고 있었다.

[녀석들이 궁금한건가? 아니 짜증이 나는 건가?]

시선이 떨떠름하게 내쪽을 향한다. 긍정의 뜻.
부정이라면 그냥 무시하고 나를 보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주위의 나무를 보면 까마귀들이 조용히 모여 있었다
보스가 한마디 하면 곧바로 움직일 것이다.

이 입구의 광장은 까마귀의 땅이며, 내리막도르를 따라 도시의 중앙을 바라볼수 있는 전망대로 이어져 있다.
까마귀가 방문객들에게 먹이를 달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먹이를 구할 때나, 자신들의 원수인 까마귀 포획업자가 왔을때 미리 탐지하기 위한 중요한 곳이다.
실장석들에게서 과자를 빼앗은 것은 경고의 뜻이었던 것이다

더이상 이쪽으로 들어오지 말라는 것.
실장석들에게 눈길을 돌린다.

휘이이이이익!

선발대가 그대로 날아 그대로 실장석들에게 날아 간다

[데베엑!]

땅에 쓰러지는 실장석들
피섞인 침을 쿨렁쿨렁 쏟는다.
자실장들중 몇 마리는 자기들의 부모에게 뛰어 가지만, 변함없이 그대로 친실장을 비웃는 녀석들도 있다.
단지 약간은 학습했는지 친실장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잔디 위로 가서 비웃고 있었다.

까악! 까악 까아악!

선발대는 그렇게 울고 산속으로 날아가 버렸다
보스도 또한 육중한 날개소리를 내며 날아 갔다.
주위의 까마귀들도 또한 한마리씩 공원 입구의 광장에서 떠나 갔다.
앞으로 실장석들의 처우를 결정하려는 것일까.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었다.
하늘을 보면 날이 저물고 있다. 저기압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줌 기능을 이용해서 실장석들을 관찰해보기로 했다.

두건과 옷의 문자가 정확히 보인다.

[미도] [도리] [미리]
이녀석들은 사육실장이었나.

점차 3마리의 성격도 알게 되었다
[미도]와 [도리]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말하는 어리석은 분충.
그나마 나은 것이 [미리].

아까 나무에서 사이좋게 부모자식이 함께 과자를 먹던 녀석이 [미리]
노래를 부르던 게 [미도]

까마귀에게 처음 먹이를 빼앗겼을때
[미도]와 [도리]는 땅에 몸을 내던지고 바둥거리며 날뛰었다
그리고 [도리]는 자실장들에게 과자를 빼앗았다
그리고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린게 [미리]
화풀이로 자실장들을 죽이려고 한게 [도리] 였다.

이제 [미도]와 [도리]는 필사적으로 먹이를 구하려 그 근처의 사람들에게 아첨하고 있지만 효과는 없다.
그 주변사람들은 [더러운 것을 봤다]라는 얼굴로 정색하며 떠나간다
많이 받고싶어서 한 행위인지는 모르지만 아첨을 하며 구불구불 섹시댄스와 팬티를 보여주는 콤보를 하고 있는 탓일 것이다.

[미리]는 그 주변에 나있는 클로버의 꽃을 따고 있었다
아, 입에 넣는다. 클로버는 꿀이 많다. 나도 어릴적 따서 자주 먹었었다.

[데스우]
(달콤한 데스!♪)

[미리]는 자신의 자들을 불러서 클로버를 함께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머지 2마리를 부르지만...

[미노리:뎃스뎃드 데데뎃스♪]
(이 꽃 달콤한 데스! 함께 먹는 데스!)

[도리:덴데 데데뎃!]
(그런 풀따윈 음식이 아닌 데스! 웃긴 녀석인 데스)

[미도:데스데 데스데데데!]
(과자쪽이 더 맛있는 데스)

2마리의 반응을 보면 아무래도 쌀쌀맞게 거절당한것 같다.

어리석은 개체들은 무엇이든 먹을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하긴, 잘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시행 작오를 하는 것도 지혜로운 행동중 하나일 테니까.
하늘은 점점 흐려지고 사람들은 비를 걱정하고 돌아갈 준비를 시작한다
나를 제외하고 광장 근처에서 사람의 그림자는 사라졌다

[데뎃데스! 데스데스 데데듯스!]
(어떻게든 과자를 구해야 하는 데스! 과자 데스우!!)

[데뎃데치 데치치! 데뎃치!]
(과자는 언제 먹는 테치! 빨리 구하는 테치!)

[미도]와 [도리]와 그 자들은 바닥에 몸을 던지고 제 성질에 바둥바둥 날뛰고 있다

[데데뎃데스♪]
[텟츄♪]
[뎃승♪]
(배부른 데스!)
(맞는 테치)
(즐거운 데스♪)
(즐거운 테치♪)

한편 미리의 가족은 클로버를 먹고 만족이다.
앉아있는 미리 중심으로 자들이 장난을 치고 있다

타인에게 의지만을 하는 것과 스스로 행동하는것과의 차이는 거기에 있는 것이었다.

갑자기 미도와 도리가 데즈우! 하는 거친 어투로 일어서서 미리쪽으로 다가 온다
심장치 않은 그 모습에 미리는 일어나 뒤로 자들을 숨겼다

[미도&도리 데이데이 뎃데 덴 데이데이데스! 데이데데데데뎃!]
(교활한 놈 데스! 얄미운 놈 데스! 와타시타치에게도 그 풀을 내놓는 데스)

[미리:데데데뎃스 데이데스스 데데스!]
(이제 없는 데스! 거절한 너희들이 나쁜 데스! 배고프면 오마에타치 자들이나 먹는데스!)

미리는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파이팅 포즈(같은것)을 취한다.
미도와 도리는 클로버를 먹고 기운 가득한 위협의 행동에 기죽었는지
자신의 뒤에있는 자기 자들에게 시선을 옮긴다
이런, 입가에서 침이... 정말 먹을 생각인가?

먹을것이 없다고 자식들을 바로 잡아먹으려는 침팬지 같다.
물론 대부분의 포유류라면 동족과 싸우는 것은 대부분 피하며 게다가
동족상잔, 더 넘어 새끼를 잡아먹는 경우는 아주 죽기 일보직전의 굶주릴 때이다.

물론 예외로, 육식동물류 수컷들이 암컷의 발정을 촉진하기위해 자신의 피가 담기지 않은
새끼들을 죽이는 특수한 경우는 있지만 이놈들은 인간과 비슷하게 생긴 주제 질은 너무나 나쁜 것이다.

[뎃스우 데스~ 뎃승]
(자들은 이리로 오는 데스우~ 좋은것을 주는 데스우!)

미도와 도리는 노골적으로 부드러운 목소리로 자들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굴에 비쳐 드러날 정도로 식욕에 넘쳐 침을 질질 흘리고서야...
과연 자실장들도 눈치챘는지 가까이 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실력행사인가.
미도와 도리는 자기 자들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그순간, 까악까악 소리와 함께 검은 바람이 그들을 덮쳤다

데갸악!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미도와 도리의 눈에 비친것은 광장을 빙 둘러싼 까마귀들의 모습이었다.

숲속에서 무한히 솟아나온 것처럼 까마귀들이 날아와 나뭇가지에 올라앉는다.
근처의 나무들은 금새 검게 물들어 갔다.
어두워진 하늘과 그 풍경은 마치 세상의 끝을 연상시키는 환상적인 광경이었다.
마치 땅 속에서 시체들이 기어나오는것 같다.

실장석들을 보면 과연 미리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느꼈는지, 자들을 안고 조금씩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그에 반해 바보들 두마리는 까마귀들에게 [데즈으으으아! 데즈으으으으아!!] 하며 이빨을 드러내고 껑충껑충 뛰며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온 데스! 데즈아아아! 방해꾼 데즈우우우!)

까아아악!

주위의 까마귀들이 일제히 울어 젖히기 시작했다.
인간인 내게도 상당한 소리였다.
실장석들은 순간 기겁한다.

미도와 도리의 자들도 순간 경직되었다가
팬티를 똥으로 풍선처럼 부풀리고서 친실장들에게 돌아간다.

그리고 마침내 회색 하늘을 배경으로 유유히 보스가 날아 온다.
더 관찰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여기까지인듯 싶다.

보스는 망령같은 거구를 육중한 날개소리와 함께 광장 중앙의 거목에 앉았다

까아아아아악!

보통 생물이라곤 안 보이는, 밤길에는 절대로 듣고싶지 않은 울음 소리를 높인다.
그것이 신호였다

화악! 하고 까마귀들이 가지에서 실장석들에게 급강하한다.
놀라 몸을 웅크리는 실장석들 앞에서 어떤것은 날개를 펼치고 급제동을 하며 부리로 쪼거나 발로 걷어차고 다시 날아오른다.
실장석이 얼굴을 감싸면, 등을 쪼고 등을 감싸면 얼굴이 걷어차인다
하지만 까마귀는 아직 진심은 아니다.
죽이겠다는 의지가 담긴 눈이 아닌것이다.

하지만 실장석들의 놀람은 크다.
특히 분충으로 날뛰던 미도와 도리쪽으로 공격이 집중된다
역시 그런 녀석들이 장난감으로 매력적인 것일까

[데에에엥!? 데갸악!?]
(그만하는데스! 오지마는 데스우!)

미도와 도리는 필사적으로 손을 휘두르고 발을 구르고 있지만
까마귀로부터 몸을 지키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떨어뜨리려고 하는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혼란인지는 모르겠다.
그 발밑에서 자실장들이 짓밟혀 적록의 얼룩같이 보이는 것도 있다

[테에에에!? 테갸아아아! 테갸아아아아! 테치!!?]
(무서운 테치! 마마 도와주는 테치! 마마! 테겍 밟지마는 테갸아아!)

한편 미리는 자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하에
옷속에 자식들을 숨기고 손발로 복부와 얼굴을 지키며 비명을 지르지 않고 뒷걸음질 친다.
뒤의 덤불로 도망치려는것 같지만, 보스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역시 생물들이 사냥하는 광경을 보는 것은 어째서 이렇게 가슴이 뛰게 만드는 것일까
나는 바위의 그늘에서 나와 디지털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까아아악! 까아아악!

다시 보스가 울자, 까마귀들은 흥분의 울음소리를 울리며 가지로 돌아갔다

[데..데에에..데에엥]
(사..살아닌 데스!?)

[데스우 데스데스?]
(끝난데스?)

[테치이!?]
(이제 싫은테치)

[테에에 테치테치 텟테치]
(오네챠가 사라진 테치..)

갑자기 공격이 그치자 목소리를 내는 미도와 도리.
눈물범벅이 되어 멍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 본다

미리도 고개를 들고 스모자세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바스락거리며 4마리의 까마귀들이 나무에서 땅으로 내려와 실장석들에게 다가간다
그 모습은 어떤 의미로 유머러스했다.

[데 데스우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미도와 도리
...상대가 날지 않을때 도망가는게 좋을 텐데..
땅에 내려온 까마귀들은 빠르게 바보모녀에게 도착해
한마리씩 자실장들을 물고 날아올랐다

[테치이이이!!? 테?! 테에에!!]

눈을 번뜩이며 자실장들의 반응을 개의치 않고 화르륵 나무로 다시 올라가는 까마귀들

[데데데데데데?]

어안이 벙벙한듯 싶은 미도와 도리.

미리는.. 오? 황급히 덤불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미리를 가로막는 까마귀 여섯. 그 뒤로 세마리가 더 내려온다.

미도와 도리의 자들중 아까 밟힌 것들을 제외하면 나머지 네마리.
그녀석들이 방금 물려 올라간것이다. 그녀들의 자는 전멸.

미리는 거북이 자세로 9마리의 까마귀의 공격에 버티고 있었다.
자들은 옷안쪽에 넣어둔듯 하다. 그래 그게 정답이다.
섣불리 움직이면 연약한 얼굴과 배가 드러나게 된다. 이제 그대로만 버티면...

아! 이런 겁먹은 자실장들이 옷자락에서 나와 도망치기 시작한다.
단연코 바로 까마귀들에게 잡힌다.
자들이 몇마리 도망친것을 눈치챈 미리는 옷자락을 다리사이에 끼워 더이상 유출을 완강히 막는다

[뎃! 데에 데스! 데뎃스 데데데뎃]
(가만있는 데스! 밖에는 새들로 가득한 데스! 나오면 안되는 데스!)

비통한 목소리로 소리치는 미리.
자들을 어떻게는 조용히 시키려고 하는 것이지만
부모의 마음은 자식이 모른다듯이, 그 목소리가 역효과가되어 이번에는 목의 칼라 부근에서
두마리가 튀어 도망치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물려져 나무로 끌려간다.

이제 자들은 전멸인가. 자실장들이 총 몇마리였는지 센적은 없지만
대충 본 바로는 친실장 하나당 다섯마리 정도였는듯 싶었으니.

자실장들은 울며 친실장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다

[텟스 테치이이...]
(마마 무서운 테치! 도와주는 테치!)

얼굴은 눈물과 콧물로 엉망이다. 자신의 몇배나 큰 생물에게 붙잡혀
인간으로 환산하자면 30층 건물에 필적하는 높이로 끌려온 것이니..
무섭지 않을리가 없다.

미도와 도리는 자들을 돌려달라고 소리지르고 울며 방방 뛰며 분노한다
미리만이 눈물을 흘리며 조용히 울고있다. 자들의 운명을 이미 깨달은 것이다.

자들을 물고있던 까마귀들은 아무렇게나 자실장을들 집어 던진다
어라? 먹으려던게 아닌가

[테에에엣]
[테갸아아아아!]

날카로운 비명이 도플러 효과를 발하며 땅으로 곤두박질 친다.

철벅, 철퍼덕!

익은 감이 땅에 떨어지는것 같은 소리를 내며 자실장들은 감과 같은 말로를 걸었다.

데갸아아!?

친실장들의 비명이 크게 울린다
오, 4마리정도가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 몇마리들은 단단한 우레탄 바디 체질을 타고난 자실장들 같다

적어도 우레탄들만이라도 살리려 눈을 빛내며 친실장들이 달려오지만
그 움직임은 너무나 느리다.
까마귀쪽이 빨라, 순식간에 다시 잡아 올린다

다시 살아남은 자실장들을물어 가지로 돌아와 이번엔 약삭빠르게도 캐치볼 놀이를 시작한다

참고로, 까마귀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사람들 말에 따르면
까마귀는 탁구공을 주면 캐치볼 하는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개나 고양이는 몸의 구조상 하기 힘든 일이지만, 까마귀는 가위같은 부리와 뛰어난 동체시력
짧지만 유연한 목 놀림에 부수되는 강력한 근육 덕분에 캐치볼을 능숙하게 할수 있는 것이다.

이번엔 서로 던지고 놀기 시작한다
럭비의 패스처럼 한마리가 던진것을 다른 녀석이 받아 자기들끼리 돌리며 캐치볼을 반복하고 있다.
제삼자인 나는 물론 감탄해 마지않지만, 본인인 자실장들에게는 아까보다 더 공포일 것이다

이번엔 점점 위로 던져서 받기 시작한다.
오 이번 던진 높이는 30cm 정도인가. 그리고 받지 않고 떨어뜨렸다.

도플러 효과에 의한 비명의 음정변화가 아까보다 더 크게 나타난다.

[테갸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
[테갸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앗!]

우왕좌왕하는 친실장들.
하지만 위를 볼수없는 신체구조상 올바른 낙하위치를 파악할수 없다.

철퍽! 철푸덕!

마지막 소리는 두마리가 한꺼번에 부서진 소리이다.
피와 내장이 터져 입으로 튀어나온 자실장들의 우물거리는 소리와 함께
데에에에? 하는 친실장들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녀들은 지금 낙하모습을 보기나 했을까.
흡수하지 못한 충격은 내부로 사무치고. 그 물리량은 약한 부분, 즉 입과 총배설구로 집중되어
내장이 튀어나왔지만 우레탄 재질의 자실장의 몸만은 아주 멀쩡하다.
처음의 자실장들은 두부가 으깨지고 온몸은 산산조각나 거칠게 간 고기죽처럼 되어 버렸지만
우레탄은 이렇게 아주 단단한 소재이다.
뭐 그래도 결국 죽는건 변함없었지만...

내부가 다 빠진 자실장들의 탱탱볼같은 육체를 들어올리고 친실장들은 피눈물을 흘린다.
...생각해보니 아까는 자기들이 잡아먹으려고 하지 않았나?
음. 자기 자식을 도구나 비상식량으로 취급하는 녀석들이 자들이 죽었다고 슬퍼하다니...

실장석들은 분노를 나타내고 이윽고 까마귀들의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되었다
정석대로 먼저 노리는 부분은 눈이다.

미도에게 부리가 작렬한다
쨍그랑소리와 함께 유리로 된 안구에 금이 가고, 그 유리구슬은 녹색 파편을 뿌리며 부서진다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자 그곳에 까마귀들이 쇄도한다
나이프처럼 날카로운 부리를 미도의 배에 찔러간다

미도는 기세좋게 배설물을 분출하지만 까마귀들은 썩은 고기는커녕
지네도 아무렇지도 않게 잡아먹을 정도로 후각이 둔한 편이다.
단지 자신에게 똥이 직격당하는것은 번거로워서 피할 뿐이다.

도리는 좌우에서 동시에 덮쳐온다.
부딛히기 직전 속도를 줄이고 가볍게 어깨를 발로 잡아 부리를 그대로 안구로 향한다.
두마리의 까마귀가 도리의 몸을 박차고 뛰어 올랐을때
눈이있던 자리에는 검은 구멍만이 뻥 뚫려 있었다.

손으로 눈을 감싸 보호한 미리는 어떻게든 덤불로 도망치려고 한다.
덤불까지 2m, 1.8m. 1.6... 아 느리구나.. 느려.
까마귀들은 그녀에게 바로 날아올라 귀 부분에 발톱으로 웅켜잡아 날개짓을 한다
그러자 미리의 귀는 너무나 쉽게 찢겨나갔다.

하지만 이 순간 미리는 이제 자유로워졌다. 어서 빨리 가라
그리고 1m, 80cm, 60cm...

이런.. 유감이다.
좌우에서 까마귀들이 귓구멍을 향해 부리를 찌르기 시작한다.
큰 귀는 바로 뇌로 연결되는 중요부위.
미리는 잠깐 부르르 떨더니 그대로 쓰러져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유감이다. 현명한 미리는 죽었다

도리는 멍청한데다, 안구가 떨어져나가 볼수없는 탓인지 아픔은 거의 느끼지 못하는것 같았다
신기하게도 비명을 지르지 않고 손을 뻗어 그냥 묵묵히 기어서 도망치고있다
그 모습은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아기의 모습과도 같았다
까마귀들은 공격하고 쪼기도 해보지만 그녀는 그대로 묵묵히 기는것을 반복할 뿐이다.

까마귀들은 죽은 미리에게는 관심이 사라진것인지 그 주위에는 몰려있지 않다
인기인은 미도다
비명을 지르는 것을 신경쓰지 않고 까마귀들은 적록투성이의 장물을 밖으로 끄집어낸다
저 긴 끝 같은것은 내장인가. 좀더 큰 저것은 위인가
위장모두 해부되어 밖으로 꺼내진다.

근데 저 녹색 물수건 같아 보이는건.. 태아인가? 미도는 임신한 상태였던 것인가?
그것을 까마귀들은 집어 삼켜간다.
까마귀들은 그것을 하나씩 집어 삼켜갈때마다 미도의 입에서는 비명이 울린다.
신기하게도 그 상태가 되서도 미도는 자를 인식하고 있던 것이었다
지능은 낮지만 본능만으로 알수있는, 그런 것인가..

그와중 마침내 묵묵히 기어가던 도리는 조용히 쓰러져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까마귀들은 일제히 등에 올라타 쪼아대기 시작한다.
옷이 찢겨나가고, 등의 살이 껍질째 패여 뜯겨나가 멱혀진다.
까마귀들은 뒤로 말린 머리카락을 부리로 잡아 쭈욱 뜯어내기 시작한다
귀엽게 자린 앞머리도 마찬가지이다.

순간! 도리의 비명이 울려퍼진다
(등이 아픈데스우! 그래도 머리카락만은 그만두는 데스우우우우우!)
까마귀들은 동물군 중에서도 특히 조용한 초식동물군에 대해서 도둑질을 많이 한다.
그 목적 대부분은 둥지의 보온재로 할 목적이지만 분명히 그 행위만을 위한 경우도 많다고 한다

미리의 시체가 드디어 먹혀지기 시작한다.
팬티가 벗겨지고 두마리가 좌우 공동으로 옷자락을 걷어젖혀간다.
부드러운 총배설구와 옆구리에 부리가 꼳힌다.
내장이 튀어나왔다

산 채로 먹혀지는 두마리와 다르게 이미 죽은 이쪽은 조용히 해체가 진행되고 있다.
그냥 내 생각에 불과하겠지만 나는 까마귀들이 미리에게는 뭔가 어떤 경의를 갖고 식사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거의 내부가 먹혀버린 미도. 드디어 그 머리 부분에 부리가 내려찍힌다.
두개골을 깨뜨리고 뇌를 먹으려는 것이다.
그 가운데 구조적으로 약한 부위를 알아챈 까마귀들이 콧구벙이 부리를 집어넣기 시작한다
두개의 콧구멍은 인중이 뜯겨져 하나의 큰 구멍으로 합쳐진다
이에 까마귀들은 눈구멍과 콧구멍으로 부리를 집어넣는다

으드득 우득!

코와 눈 밑의 뼈가 부서지고 선명하게 아주 뻥 뚫린 구멍이 나타난다

[데피이쯔!!. 데피이이이이쯔!!]
(얼굴만은 그만두는 데즈우! 아름다운 얼굴만은 건드리지 마는 데스우!)

코 부분이 아예 사라진 탓인지 바람빠진 소리를 지르는 실장석.
미도의 유일하게 남은 붉은색 눈에 비치는 까마귀들은 기계처럼 솜씨좋게 안면을 파괴한다
뚫린 구멍으로 부리를 집어넣고 주변의 뼈와 함께 고깃덩이를 위로 뽑아올린다.
마침내 이마까지 전부 뜯겨져나가 머리의 크기보다 아주 작은 분홍색의 뇌가 보이게 되었다.
머리 사이즈가 배구공 정도의 크기인데 뇌는 야구공정도의 크기이다.
그 주위엔 회색의 푹신한 스펀지 같은것이 둘러싸여 있다

뭐지?
수축과 팽장을 반복하고 있는데.. 아 이거 폐인가?
미도는 머리에 폐가있는 타입인가..
그렇게 생각했을때, 한마리의 까마귀가 미도의 휑하니 드러난 머리속으로 자신의 머리를 박는다.
이윽고 구멍에서 빠져나온 부리에는 분홍색의 끈끈한 덩어리가 붙어있었다.

까마귀는 눈을 굴리며 액체를 마시기엔 적합하지 않은 부리로
서투르게 덩어리를 뜯어내 삼켜 갔다.
부리에 붙은 뇌의 얼룩은 까마귀가 고개를 흔들고 나자 떨어져 사라졌다

미도의 하나남은 눈이 갑자기 뱅글뱅글 돌고 좌우로 흔들리며 발작을 하더니
온몸이 부르르 떨고 그후로 미도는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갑자기 남아있던 한쪽 눈이 퐁! 하니 튀어나가 땅에서 데굴데굴 굴러갔다

나머지 까마귀들은 아직 고기가 남은 부분에 부리를 세우고 고기를 비집고 있다
몇초후엔, 내용이 전부 파인 얼굴 부분이 사라진 머리통과
고기와 텅빈 껍데기의 동체의 잔해만이 남아 있었다.
피투성이가 된 몸에 비해 머리부분만이 기적적으로 깨끗한 것이 더욱 비참해 보였다.

도리는 아직 살아있긴 하지만 손발은 이미 없다.
전신은 고기를 뜯어 먹히고 적록으로 물들 온몸에서 하얀 뼈가 드러나 보인다.
특히 얼굴을 살이 전부 뜯겨나가 해골상태이다.
머리카락을 뽑힐때 모근과 더불어 살도 뜯겨나간것 같고 그 부분부터 까마귀들이 뜯어먹어 이렇게 된것 같다.

실장석의 두개골은 살을 다 떼고 나니 놀라울 정도로 작았다
얼굴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한 눈과, 심하게 빈약한 아래턱이
마치 개그만화에 나오는 데포르메화한 캐릭터의 두개골 같았다.

까마귀들이 이윽고 내장을 뜯기 시작하지만 엎드린 채인지라,
아직 신체 중요 기관은 멀쩡한지, 피섞인 비명을 지른다.
나는 백골이 움직이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미리로 눈을 돌려 보았다
미이 죽어서 날뛰는 일이 없기에 미리는 아주 예쁘게 해체되어 있었다
출혈도 거의 없다

배부분이 깨끗히 없어지고 까마귀들은 남은 고기인 볼과 입주위등을 쪼고 있다
한마리가 눈알을 쪼아 고개를 들고 삼킨다.
미리의 눈은 다른 실장석들과 다르게 유리가 아니라 동물과 같은 단백질로 이루어진 안구인것 같다

[데게에에에엑!]

큰 도리의 비명이 들렸다.
까마귀들이 눈과 귓구멍으로 부리를 들이밀고 있었다.
드디어 뇌를 먹히고 있는 것이다.

까마귀들이 구멍에서 핑크색 고기를 물고 머리를 빼낼때마다
도리의 뼈만 남은 두개골이 들썩들썩 떨린다.
까마귀들도 순간 놀랐는지 도리로부터 거리를 벌린다.

[데게베에헤]

괴상한 신음소리같은 소리를 울린후 도리는 그 몸의 어디에 남아있었는지 모를
거대한 핏덩이를 뱉어 낸뒤 백골이 된 목이 갑자기 떨어져 나갔다
아래턱이 달린채로 데굴데굴 굴러가던 두개골은 가로등에 부딛혀 두개로 쪼개졌다

그리고 까마귀들은 아직 남은 고기가 있는 미리 쪽으로 모인다.

순식간에 뼈만 남았다
잔치는 끝난 것이다.

나는 호기심에 가가운 미도의 시체로 다가갔다
피와 살의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찌르지만, 그렇게 심하진 않다
어시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것은 버려진지 얼마 안되는 사육실장이기 때문일 것이다.

놀랐다 아직 꿈틀대고 있는것이 아닌가.
이것이 위석의 힘인가.

그렇다면 도리와 미리는 어떨까

도리도 아직 경련하고 있다. 미리는 움직이지 않는다
왜 세마리 모두 마지막엔 뇌가 파괴되었는데 미리만 완전히 죽은 것인가?
현명한 개체이기 때문에 생명력이 그만큼 약했던 것일까?

그렇다면 그 영리함은 다른 두 마리와 다르게 마지막에
죽고 싶어도 좀처럼 죽지 않는 상황에게 그녀를 구한 것인 셈이다.

분충 두마리는 고통에 몸부림치다 죽었고 미리는...
음. 고통을 받기전에 이미 뇌가 파괴된 차이는 있지만
정확한 것은 모르겠다.

그때 육중한 날개소리와 함께 보스가 내려왔다.
바람을 가르며 미도에 접근한다

보스는 미도의 목구멍에 부리를 밀어넣고 광택이 빛나는 짙은 녹색의 물체를 꺼냈다.
크기는 엄지손가락 정도. 모습은 육각형. 녹빛으로 밝게 빛나며 내부에 금이 가있는것이 보인다

아. 그렇구나 나는 보스의 목적을 깨달았다
그렇다. 위석이다.
실장석의 본체이자 영혼이라고 할수 있는 기관
실장석에게 불사신이라고 말할수 있을 정도의 재생능력을 발휘하는 에너지 공급 장치.

그것을 꿀꺽 삼켰다.

마찬가지로 도리와 미리에게도 이미 부서져 있긴 했지만 위석을 빼내 삼킨다.
그리고 보스는 나를 바라보고 눈을 찡긋하며 마치 사람같은 인사를 건네고
부하들을 데리고 숲 속으로 날아가 버렸다.

과연 보스. 이전부터 실장석들을 잡아먹어 오고 있었던것 같다
그리고 어떤 부분이 가장 맛있고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섭취할수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는 말일 것이다.


-끝

댓글 3개:

  1. 까마귀상 정말 멋져 멋져 레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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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야말로 100% 자연산 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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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우연일지도 모르지만) 양충은 그나마 육체적 고통이라도 없이 깔끔히 보내주고 분충한테는 일말의 자비도없이 산채로 해체하는 까마귀들..그저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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